여행 일기

초량 이바구길

꽈벼기 2017. 2. 10. 15:53

초량 이바구길


추운 날씨다. 귀가 시릴 정도 춥다. 바람이 세게 분다. 약속한 친구들이 모였다. 부산에서 태어나 초량 이바구길이 조성된 지 처음 절친들과 함께 갔다. 어릴 적 초량 판잣집이 즐비한 산동네에 몇 번 간적 있으나 그때 그림과는 전혀 달랐다. 산복도로가 산 중턱을 따라 부산 앞 바다를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찻길이 잘 닦여 있고 좋은 건물이 많이 들어서 있다. 정말 오래된 동네였으나 띄엄띄엄 그때의 모습이 남아 그대로 남아 있는 곳도 있었다.

 

부산역 지하철역에서 내려 산 쪽으로 쉬엄쉬엄 이바구길을 찾아 걸었다. 입구 쪽 길바닥에 화살표가 표시되어 있었다. 그다음부터는 찾아 들어가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어찌 가다가 발견한 이바구길 안내판을 따라 위로 올랐다. 남선 창고와 옛 백제병원 자리에는 다른 건물이 들어선 것 같았다. 담장 갤러리에는 동구 출신의 인물이 있고 그들의 이바구가 적혀 있었다.

 

168 계단은 가팔랐다. 옆에는 쉽게 오를 수 있는 전동레일 차가 있었다. 가는 중간에 김민부 전망대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며 사진도 찍었다. 앞이 확 트인 시원한 바다가 새로 만든 부산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김민부는 이곳에 살았던 시인이다.

 

이바구 공작소를 거쳐 장기려박사 기념관으로 갔다. 이런 분이 아내를 북에 두고 부산으로 아들과 함께 피난해 외롭게 살아가면서 의술을 펼친 이바구가 놀랍다. 어디 이런 분이 또 있겠나 싶다. 철저한 기독교 신자로서 남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오늘날 교계 지도자들이 본 받아야 할 인물이 아닌가 생각한다. 의료계 의사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한참 큰길 차도를 따라 걷노라면 하루 만보 걷기 운동을 하는 것 같다. 가다보면 유치환의 우체통이 나온다. 유치환의 사랑 이바구가 있는 곳이다. 절친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멀리 바다를 바라보았다. 멋진 다리위로 지나는 차는 보이지 않는다. 해안으로 오페라 하우스가 건립될 빈터가 크게 보인다. 산 아래의 부유함과 산 위의 가난함이 큰 차이를 보인다.

 

우린 까꼬막이란 곳에 도착했다. 그렇다면 까꼬막은 계단이 없는 경사진 곳이란 말인지도 모르겠다. 까꼬막을 오르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의 기분은 정반대일 것 같다. 순 부산 사투리 까꼬막 이란 단어가 재미있고 정감이 있다. 우리는 까꼬막을 따라 초량지하철 역으로 나왔다. 일본 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있다. 소녀상 앞에 놓여 있는 자질구레한 것들을 보면서 좀 더 세련되게 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사진을 남기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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