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브 소메아

수필의 얼굴 정목일 수필은 자신의 삶과 인생을 담는 그릇이다. 사람에 따라 유리그릇, 옥그릇, 토기 항아리, 백자 대접 등 자신에게 적합한 그릇이면 될 것이다. 성격과 취향에 맞는 그릇이어야만 자신의 삶과 인생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습니다. 수필을 담는 그릇을 가지기 위해선 마음 ..

수필 작법 양잠설/윤오영 어느 촌 농가에서 하루 저녁 잔 적이 있었다. 달은 훤히 밝은데, 어디서 비오는 소리가 들린다. 주인더러 물었더니 옆 방에서 누에가 풀 먹는 소리였었다. 여러 누에가 어석어석 다투어서 뽕잎 먹는 소리가 마치 비오는 소리 같았다. 식욕이 왕성한 까닭이었다. 이..

아카시아 풍장風葬 김길영 오늘은 팔공산 왕건 7길을 산행하는 날이다. 사다리 몇 개를 지그재그로 이어놓은 듯 가파른 오르막이 앞을 가린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초래봉까지 오르려면 힘이 들 것 같아 맨 앞에 섰다. 겨울의 끝자락, 비탈을 딛고 선 나목들이 목마름으로 내려다본다. 첫 ..

권주가 김길영 k2y40@hanmail.net 산행 끝에 들꽃 향기가 물씬 풍겼다. 주변을 둘러보니 들국화가 무리지어 피었다. 언제 보아도 가을의 깊은 속내를 드러내는 꽃이 국화다. 도시에선 좀체 보기 드문 그 향수어린 들국화가 오늘 불현 듯, 가난했지만 마음이 풍요로웠던 옛 시인들을 불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