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시편 73:17~28)②[땅에서는 주 밖에 내가 사모할 이 없나이다]

꽈벼기 2022. 2. 19. 11:00

[땅에서는 주 밖에 내가 사모할 이 없나이다]

(시편 73:17~28)

 

극심한 혼란 상태에 처해 있던 시인은 성소에 들어감으로 비로소 문제를 해결하게 됩니다. 여기서 성소에 들어감은 하나님께 대한 기도를 의미합니다. 시인은 자기 앞에 닥친 유혹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하여 기도하였고, 그 결과 응답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그는 성소에서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영광과 엄위에 사로잡히게 되고 드디어 그가 전에도 알았었지만 잊어버렸던 진리들을 기억하고 깨닫기 시작한 것입니다.

 

믿음의 눈으로 현재 상황을 바라보기 시작한 시인은 이제 원수들이 매우 위험한 위치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시인은 의도적으로 2절과 대조시켜 완전히 상황을 역전시켜 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인은 비로소 하나님의 공의에 대해 확신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공의와 의로우심에 대한 의심에서 벗어나 그분이 악인을 파멸에 던지신다는 사실을 믿음으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시인은 하나님의 언약은 신실하고 확실한 것임을 발견하는 자리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시인은 계속해서 하나님이 잠시 주무시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능력이 없어 악인들을 내버려 두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때가 이르기까지 잠시 기다린다는 고백입니다.

 

세상 주의의 미혹을 극복한 시인은 이제 자신이 정결하고 무죄하다고 주장하는 자만에서 벗어나 무지한 존재임을 솔직히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는 인간적인 슬픔으로 인하여 그 문제 이면에 있는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지 못하고 도리어 원망과 불평에 함몰되었던 자신의 근시안적 태도를 자책하면서 회개하였습니다. 시인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성찰하게 되었고 그 결과 문제의 원인이 외부적 상황에 있지 않고 바로 자신에게 있었음을 자각하게 됩니다.

 

사실 언제나 자아가 말썽을 일으킵니다. 마음이 흔들리고 왜곡된 생각을 하게 되면 반드시 하나님을 떠나서 인간적인 이익과 욕망을 추구하게 됩니다. 시인은 성소 안에서 자기가 인간적 자랑과 욕망과 감정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잘못을 시인하고 있습니다.

 

쓰라린 경험을 통해 자신을 성찰한 시인은 드디어 새로운 관점을 소유한 성숙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4~7절에서 악인들의 현세적 형통에 관심이 있었던 시인은 이제 대조적으로 하나님에게로 그의 관점이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시인은 고난과 고뇌를 통하여 하나님의 임재를 강하게 느끼는 기쁨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시인은 하나님만이 그의 진정한 소원이라고 고백합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삶의 전반에 항상 동행하여 주시는 기쁨을 노래합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동행하는 삶을 살기 원하는 사람들을 사랑하셔서 지키시고 바른길로 인도하시는 분이십니다. 시인은 더는 자신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만을 신뢰하는 자리로 나아갑니다.

 

부정적인 생각과 의심을 통해 시인은 주밖에 도우실 분이 없고 다른 구원자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는 체험을 통하여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가 이루어지지 못할 때 다른 모든 것들도 잘못되어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거를 돌아보며 자신을 직시하는 데 이른 시인은 마지막으로 미래를 바라보며 궁극적인 심판과 축복에 대한 확신을 피력합니다. 그는 이미 악인의 종국적 멸망과 의인에게 임하는 하나님의 은총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으므로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만 총력 매진할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쓰라린 체험을 되돌아보며 자기의 잘못과 고통의 원인이 하나님을 가까이하지 못한 데 있었음을 자각하고 새로운 헌신과 결단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시인이 하나님께 가까이하기로 결심한 최종적인 이유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인의 체험과 마찬가지로 환경의 변화나 악인이 창궐하는 현실을 보고 신앙의 회의를 가질 것이 아니라 오직 여호와를 피난처로 삼아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환경이 조악할수록 더욱 빛나고 굳센 믿음으로 나아가도록 하십니다. 현실의 지평을 넘어 의와 평강과 희락이 가득한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실현을 대망하는 종말론적 신앙의 터전 위에 굳게 서길 원합니다.

 

악인의 허망한 형통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영광을 확인합니다. 하나님께 가까이함이 내게 복이라고 했습니다. 나의 눈을 밝히시고 주의 영광을 보고 힘써 외칠 수 있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