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느니라]
(누가복음 16:1~13)③
1~13절은 난해한 부분입니다. 이는 본 비유의 비윤리적 내용에 기인하는바, 본문에 등장하는 청지기는 자신의 해고당함을 면키 위해 자기 주인에게 빚진 자들의 빚을 크게 줄여 기재하고 주인의 장부를 변조합니다. 이렇게 채무자들의 환심을 삼으로써 청지기 직에서 쫓겨나면 채무자들이 그에게 신세를 갚을 것으로 생각한 것입니다.
일반 도덕이나 윤리적 관점에서 이러한 청지기의 행위는 주인의 해고에 대한 보복행위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이기심 때문에 주인을 손해 보게 한 행위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본 비유를 통해 말씀하고자 하는 주된 요지는 청지기의 그와 같은 부정직함이 아니라 자신의 장래를 예비할 줄 아는 그의 지혜로움과 분별력에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10절의 격언 조의 말씀과 이 말씀에 대한 신학적 해석인 11~13절 내용에서 더욱 확연히 나타납니다.
이 세대의 아들들은 하나님을 떠나 문화권을 이루며 인간 중심적 사고방식에 의해 살아가는 자들입니다. 이들은 일상 생활사에서 빈틈없고 약삭빨라서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최우선으로 삼고 살아갑니다. 더욱이 이들은 물질을 관리하면서 때때로 하나님의 자녀들보다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처신할 줄 압니다.
심지어는 교묘한 방법과 정통한 지식을 다 동원하며, 법망을 피하거나 사회적 규례들을 이용하기까지 합니다. 여기엔 다양한 방면에서 부정직과 사기술이 개입하게 마련입니다. 옳든 그르든 간에 이들은 고도의 지혜를 이용하여 현세에 누릴 수 있는 최대의 물질문명을 누리고 있으며 이러한 물질문화에서 얻는 온갖 화려함과 안락함을 맛봅니다.
그러나 이들의 삶의 터전은 현 세상에 제한되어 있을 뿐이고 내세에 대한 보장을 기약하기 힘듭니다. 이들은 일시적이고 덧없는 ‘이 세대’에서만 자신들의 꿈과 행복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이들은 이 세대에서 얻을 수 있는 것 이외에는 그 무엇도 소망할 수 없는 절망의 무리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들의 삶은 궁극적 의미에서 바라볼 때 허망한 것이지만, 그들의 현세적인 삶에만 국한해 볼 때는 그들 나름대로 적절한 삶의 방식과 지혜로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빛의 아들들은 세속의 문화권 안에 소속되어 있지만, 그 문화권을 초월한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며 살아가는 자들입니다. 이들은 흑암에서 방황하는 ‘이 세대의 아들들’과 이웃하여 함께 살아갑니다. 이러한 생명의 빛을 소유하고 살아가는 무리가 절대 이 세대에 집착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귀결입니다.
왜냐하면, 잠깐 누리다가 없어지는 이 세대의 보화보다 하나님께서 마련해 두신 영원한 보화를 더 귀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빛의 아이들’이 하나님께 대한 순수한 정열과 종말을 향한 기대 속에 살아가면서도, 이 세상일에 지나치게 무관심한 것을 봅니다.
특별히 물질을 관리하면서 이웃을 향한 사랑의 헌납이라든지 공공의 유익을 위한 일 등에서 소극적이고 지혜롭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어둠에 속한 ‘이 세대의 아들들’도 자신의 영리나 앞날을 위해 온갖 지혜를 사용할진대 하물며 영원한 기업인 천국을 바라보는 ‘빛의 아들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선한 사업에 아낌없이 바치며 장래를 지혜롭게 예비하는 것은 지극히 마땅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여기에서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 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실하지 못한 것은 백일하에 드러나게 되어 작은 불충은 큰 불충까지 낳게 되어 있습니다. 성령이 인도하시는 일, 생명의 일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세태가 악해갈수록 성도를 미혹게 하는 일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날 것입니다. 청지기로서 충성을 다 해야 하겠습니다.
♥행한 일이 옳지 않을지라도 지혜롭게 처리하기 원합니다. 언제나 재물보다 하나님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가 되길 원합니다.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재물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청지기가 되길 소원하며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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