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자기의 사역으로 말미암아 이방 가운데 하신 일을 낱낱이 말하니 그들이 듣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사도행전 21:17~36)②
바울이 예루살렘 교회를 방문한 큰 동기 중의 하나는 그간의 선교 상황을 보고하고 그 실증으로 연보를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바울은 제일 먼저 예수의 동생이며 예루살렘 교회의 감독이었던 야고보와 장로들을 방문하여 선교 보고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자기를 통하여 이방인들에게 행하신 놀라운 역사들을 그들도 인식하게끔 했습니다. 보고는 제3차 여행에 관한 보고입니다. 특히 이번 보고 중에는 이방 신자들이 연보한 구제금을 전달하였기 때문에 예루살렘 교회는 크게 기뻐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한편, 바울은 선교 보고를 하는 가운데 자신은 하나님의 도구에 불과하며 모든 일을 행하신 분은 하나님이심을 고백함으로써 위대한 사도의 겸손함을 보여 주었으니, 이는 그가 예수 그리스도를 철저하게 본받은 자였기 때문입니다.
바울이 보고한 선교 상황과 구제금은 바울의 이방 선교가 하나님의 뜻임을 충분히 입증하였지만 많은 유대인 개종자들 사이에는 바울이 이방에 있는 모든 유대인을 가르칠 때 그들의 조상 모세를 배반하고 할례를 베풀지 말며 규례를 지키지 말도록 헛소문이 나돌고 있었습니다.
당시 바울을 오해하여 비방하던 자들은 아직 복음의 진수를 맛보지 못한 자들로서 믿음보다는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율법에 열심을 내는 자들입니다. 그들은 바울을 적대자로 생각하여 공격하였으나 바울은 예수와 마찬가지로 모세의 율법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단지 그 형식적인 면만을 추구하는 유대인들의 정신 상태를 배격한 것이며, 할례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할례의 본질적 의미를 잊어버리고 단지 표면적 현상에만 치중한 외형적인 할례를 거부하였던 것입니다.
야고보를 비롯한 장로들은 당면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바울에게 유대인들의 오해를 풀어 줄 최선의 방책을 제시했습니다. 다름 아닌 나실인의 서원을 한 네 사람의 결례에 함께 할 것과 그들의 결례 비용을 바울이 대신 지불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바울이 모세의 율법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야고보는 교회의 감독이면서도 모세의 율법을 지켜 유대교인에게까지 의인의 칭호를 듣던 유대교의 권위자였으며 이방 선교를 승인하면서도 유대인만은 조상의 율법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예루살렘 교회가 여전히 유대주의적 색채를 벗어나지 못했음을 바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바울은 그의 이방 선교에 대한 유대인들의 심각한 편견이 예루살렘 교회와 이방 교회 간에 분리를 가져올 위험성을 안고 있었으므로 예루살렘 교회 지도자들의 제안을 기꺼이 수락했습니다. 여기에서 바울의 위대한 선교 전략을 보게 됩니다.
바울은 그의 서신에서 율법을 지키거나 지키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으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서라면 유대인처럼 될 수도, 이방인처럼 될 수도 있음을 피력했습니다. 실제로 바울은 디모데에게 할례를 주었으며, 겐그레아에서 서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는 바울이 율법주의와 타협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초월하여 오직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러 했음을 말해 줍니다.
♦바울은 오해를 풀기 위해 장로들의 제안대로 하였습니다. 그 제안은 안전하고 현명한 것 같았지만 결국 그것은 평화를 가져오기는커녕 소요를 유발했습니다. 바울은 죄수가 되었고 붙잡히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성경 말씀과 하나님의 능력을 알지 못하므로 오해합니다. 이러한 오해의 결과는 혼란과 불안과 다툼일 뿐이며 다 한가지로 무익할 뿐입니다.
♥설교 시간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보다는 사람들을 칭찬하는 데에 더 열심을 내는 설교자가 있습니다. 교회에서 주님의 일을 하는 중에 오해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주님의 일을 할 때 더욱 겸손한 마음을 갖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