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너희는 내게 거룩한 사람이 될지니]

꽈벼기 2015. 7. 18. 06:41

[너희는 내게 거룩한 사람이 될지니]

(출애굽기 2216~31)

 

16~20, 육체적인 순결과 영적인 순결을 동시에 원하시는 하나님의 거룩한 요구가 담겨 있습니다. 육체는 악하며 영혼만 순결하다고 주장하는 영지주의자들과 달리 기독교는 영-육의 이원화된 종교생활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영혼과 더불어 영혼을 담는 그릇인 육체의 순결을 인간들에게 원하시며 그들의 그러한 전인격적인 성결을 통해 교제하기를 기뻐하십니다. 한편 이상과 같은 정신에서 주어진 본문의 순결 규례는 다음과 같이 세분될 수 있습니다.

 

처녀를 유혹하여 그 순결을 범한 자에 대한 처벌 조항과 무당 및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파괴한 변태적 성행위 자를 처단하라는 명령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유일성을 배척하고 잡신을 섬기는 우상 숭배자를 사형시키라는 준엄한 명령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엄격한 명령을 제시한 이유는 그들이 하나님의 거룩함과 창조 질서를 모독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죄의 신속한 오염으로 거룩한 공동체가 치명적인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영적인 죄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민하며 정죄하지만, 육체의 나태와 허물에 대해서는 자위하거나 은혜로 간과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육체의 허물은 영혼을 좀먹으며 끝내 자신과 이웃을 심각한 어려움으로 몰고 간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전인격적 성결에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21~27, 힘없고 가난한 자를 자상히 돌보시는 사랑의 하나님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약자를 보호해야 할 이유와 그 대상, 약자를 학대할 때 받을 보응 및 가난한 자와의 거래에서 유의해야 할 점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는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소외되고 타인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연약하고 외로운 자들에게 하나님께서 특별한 관심과 배려를 보이신 부분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에 대한 보호와 사랑의 손길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을 법으로 규정하셨습니다. 만약 이 법을 어기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지 않는다거나 이기적이며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자는 하나님이 책망하실 것입니다.

 

한편 예수께서는 소외되고 도움이 필요한 자에게 선행을 베푸는 것이 곧 하나님을 위한 헌신과 봉사라고까지 규정하셨습니다. 더욱이 이웃에 대하여 정의하시기를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자가 바로 우리의 이웃임을 강조하셨습니다. 오늘도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자들이 거리와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습니다. 이들을 사랑하고 인간답게 살아가도록 보장해 주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우리의 사명입니다.

 

28~31, 이스라엘이 신정 국가의 백성으로서 유일한 통치자이신 하나님께 필수적으로 이해하여야 할 종교적 의무가 명시된 부분입니다. 이스라엘은 이것의 이행 여부에 따라 그들이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느냐 그렇지 않으냐가 판가름 날 수 있었습니다. 한편 그 의무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먼저 하나님께 대한 모독 금지고 다음으로 올바른 헌금 (자신의 모든 소유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하는 행위), 끝으로 거룩함 유지(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선행되어야 할 조건) 등입니다.

 

물론 이 율례들은 죄인을 선민으로 변화시키는 요건이기보다 하나님의 조건 없는 선택으로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 마땅히 행하여야 할 자발적인 의무 조항입니다. 성경이 제시하는 모든 의무 조항들은 우리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코자 하시는 하나님의 자애로우신 마음이 깃든 요구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것을 지킬 때마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감사하며, 그리고 그분이 나의 주며, 나의 왕이시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표로 준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한 성도는 마땅히 이웃의 아픔을 동참하며 도움이 필요한 자들을 지극한 사랑으로 보살펴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율법의 대강령입니다. 사실 우리가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그 이웃을 우리에게 맡겨 주신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더는 나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어리석은 부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모든 것은 이웃을 위한 도구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에 빚진 자답게 도움을 바라는 자, 소외된 자, 그리고 가난한 자에게 지극한 사랑과 관심을 보여야 합니다.

 

죄를 미워하되 그 죄를 지은 사람에게는 사랑을 보내라고 하십니다. 정말 어렵네요. 시간과 인내, 의지적인 선택을 통하여 사랑과 긍휼을 실천해야 함을 깨닫지만 어렵네요. 주님의 긍휼하심을 본받아 죄는 미워하되 죄인까지 미워하는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소원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