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왕의 연회와 와스디의 거절과 폐위]

꽈벼기 2017. 11. 17. 18:25

[왕의 연회와 와스디의 거절과 폐위]

(에스더 1:1~22)

 

1~3, 본서 저자는 본 단락의 주인공인 아하수에로 왕과 잔치가 벌어진 장소, 즉 수산 궁을 언급하고 나서 잔치가 베풀어진 때와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었는지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본서는 소설 형식을 빌려 역사적 사실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4, 웅대한 페르시아의 왕권이 자국의 통치력을 과시하기 위해 베푸는 잔치의 규모는 가히 그 위세가 하늘에 닿을 듯하였습니다.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최대의 권력과 부를 이용하여 영화로운 나라의 부함과 위엄의 혁혁함을 나타내려는 페르시아 왕권의 자치는 가히 그 웅장함이 하늘나라의 잔치에 비길 만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페르시아 왕권의 잔치에 대한 소개가 유다 백성들에게 페르시아 절대 왕권이 보여주는 위세와 부유함에 그대로 안주하려는 유혹이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본서 저자가 잔치의 규모와 목적을 자세히 언급한 것은 그 당시 바벨론에 남아 있던 유다 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신정 국가에 대한 대망을 가지게 하려 한 의도에서였던 것 같습니다.

 

5~6, 본서 저자는 수산 궁의 잔치와 거기에 참석한 인간들의 속성을 예리하게 파악하여 하나님 나라의 잔치와 명백한 차이점을 보입니다. 사실 수산 궁에서 벌어진 아하수에르 왕의 연회는 단지 자신과 자신의 부를 과시하기 위한 것입니다. 온갖 장식품과 보석으로 치장된 연회장은 물질 만능주의에 빠진 인간이 자신을 미화하려는 속성을 드러내는 것과 같습니다.

 

7~8, 자기도취에 빠진 아하수에르 왕은 방백과 신복들에게 술 취하기를 권했을 뿐만 아니라 즐겁게 놀기를 바라며 쾌락에 대해 너그러움을 베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좋은 의도에서였던 것 같지 않습니다. 한편, 이와 같은 잔치는 하늘나라 잔치와 대조적인 속성들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리고 본문에 나타난 아하수에로 왕 역시 자기를 과시하려는 헛된 유혹에 빠져 있어 그의 나약하고 변덕스러운 면들을 보여줍니다. 이는 아하수에르에게서 자기 민족을 다스릴 하나님의 대리자 모습을 찾으려 했던 유다 백성에게 하나님의 속성과는 질적으로 대비되는 허약한 인간의 속성을 보여줍니다.

 

9~15, 아하수에로 왕은 계속 이어지는 화려한 잔치의 주홍으로 들뜬 나머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아무런 숙고도 없이 즉흥적으로 어리석은 명령을 내립니다. 이는 그릇된 쾌락을 추구하는 아하수에로 왕의 자기 과시가 자신의 행위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황후까지도 욕구 충족의 도구로 이용하려는 그릇된 욕망에서 나온 명령입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도 와스디의 거절이라는 반대에 부딪혀 자기 욕망의 성취가 좌절되었습니다. 그러자 불같은 진노를 일으킨 왕은 완전히 이성을 상실한 추한 인간의 모습을 보입니다. 또한, 자신의 그릇된 욕망에서 나온 잘못을 돌아보고 반성할 냉정함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자신의 책임을 전가해 모면하고자 하는 이기적이고 성숙하지 못한 인간의 속성 또한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13~14, 진노하여 자신의 책임은 물론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판단조차 내릴 수 없게 되어버린 왕에게 그를 둘러싼 방백들의 자세는 아부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그들의 어리석은 조언 때문에 왕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고 맙니다.

 

15~20, 자신의 분노가 타당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격한 감정의 표출 때문에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 왕은 이제 자신에게 아부하는 충고자들의 잘못된 말을 믿고 의지하여 자기 안전을 확인하고자 하는 오류를 범합니다.

 

21~22, 그릇된 쾌락의 추구에서부터 현명하지 못한 판단으로 진행되는 일련의 어리석은 행동은 끝내 왕후의 폐위를 결정함으로써 끝맺습니다. 그런데 본서 저자가 이같이 사건의 진행 과정을 간략하면서도 핵심 내용만을 서술한 것은 이러한 인간의 오류와 그릇된 행위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당신의 계획을 진행한다는 사실을 암시하기 위해서입니다.

 

아하수에로 왕은 유달리 악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잔치 자리에서 그것도 많은 사람 앞에서 자기 약점의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왕의 품위를 망각하고서 주홍에 사로잡혔는가 하면, 자기 아내의 미모를 대중 앞에서 자랑코자 하였고, 그리고 자기의 뜻이 어긋나자 크게 분노를 터뜨리고 말았던 일 등이 그것입니다. 사람에겐 누구나 약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점들을 자제하지 못하면 치명적인 실덕에까지 떨어지고 맙니다.

 

부하기를 원하면 올무에 걸립니다. 아내를 내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나의 행동은 다른 이들에게 본을 보일 만큼 올바르며, 깨끗하고 정직하길 원합니다. 물질로서 나의 마음을 채울 수 없음을 고백하며, 날마다 나의 행동과 생각이 하나님 말씀에 따라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