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디모데후서 4:9~22)② [나는 주께서 네 심령에 함께 계시기를 바라노니 은혜가 너희와 함께 있을지어다]

꽈벼기 2024. 11. 23. 08:37

[나는 주께서 네 심령에 함께 계시기를 바라노니 은혜가 너희와 함께 있을지어다]

(디모데후서 4:9~22)

 

디모데에게 마가를 데리고 속히 올 것을 당부하면서 자신의 주변 상황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외롭고 고통 많은 투옥 생활과 누구에게서 따스한 정을 받기 어려운 마지막 순간에, 사랑하는 믿음의 아들 디모데를 보고 싶어 하는 바울의 간절한 심정이 본문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자시의 주변 인물들에 관하여 이야기 해 줍니다. 바울 곁에서 위로가 되어 주던 이들은 모두 제 길로 떠나갔으며, 오로지 누가만 남아 복음을 위한 바울의 고난에 동참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바울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은 조력자였던 데마가 세상을 사랑하여 복음을 저버리고 떠난 사람입니다. 그는 단순히 인간적인 차원에서 바울을 배신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등을 돌리고 세상에 속한 자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레스게, 달마디아로 간 디도, 에베소로 간 두기고는 세상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복음 전파를 위하여 바울이 이미 개척해 두었던 선교지로 떠났으니 이들은 끝까지 그리스도께 충성한 주의 종들입니다. 그러기에 이제는 바울의 신실한 조력자요 위안자요 편지 대필자인 누가만이 그이 곁에 남아 있었습니다. 바울은 죽기 전에 사랑하는 동역자들이 보고 싶었을 것입니다.

 

한편, 일평생 복음을 위하여 헌신했던 바울에게 남아 있는 것이라곤 몇 벌의 옷과 책들뿐이었기에 디모데가 올 때 드로아에 있는 가보의 집에 남겨 둔 겉옷과 두루마리 책들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를 위하여 그는 가정과 재산과 명예를 모두 내버리고 오직 썩지 않는 영광의 면류관을 위하여 충성 봉사하였습니다.

 

바울에게는 늘 대적자들이 따라 다녔다는 사실은 사도행전을 통하여 살펴본 바 있습니다. 유대 지도자들이 예수를 따라다니며 대적하고 그의 사역을 방해하며 급기야는 체포하였듯이 사도 바울도 사역 초기부터 유대인들, 특히 아시아에서부터 그를 따라다니던 유대인들로부터 핍박을 받다가 결국은 투옥되어 고난을 받게 되었습니다.

 

본문에서 바울은 순교하기 직전까지도 그를 대적하는 구리 장색 알렉산더라는 인물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알렉산더는 바울에게 큰 피해를 입혔을 뿐 아니라 바울과 그의 일행을 대적했습니다. 그는 그리스도를 믿다가 배교한 자이며, 바울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리는 데 결정적으로 공헌한 사람으로 여겨집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그를 조심하라고 경고합니다.

만약 그에게 해를 입게 된다면 개인적으로 손해뿐 아니라 복음 전체의 손실을 주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대적자를 저주하거나 보복하고자 하지 않았으며 그 보복을 전적으로 주께 맡깁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재림하실 때에 복음의 대적자가 행한 일을 반드시 갚아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도자들은 대적자의 궤계를 지혜롭게 피해가며 오로지 복음 전하는 일에만 전념해야 합니다.

 

바울은 이제 마지막으로 그의 인생 여정을 되돌아보며 하나님의 도우심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올 수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대적자들의 핍박과 방해 활동, 그리고 동역자들의 배신 등은 바울을 곤란하게 했지만, 주께서 늘 그와 함께 하사 힘을 주시고 강건케 하셨습니다. 주께서 이처럼 어려운 위기 가운데 있는 바울을 붙드신 것은 바울로 인하여 더 많은 전도 여행을 하게 하여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널리 전파하게 하려 하심입니다.

 

또한, 바울은 자신을 택하여 이방인을 위한 사도로 세우신 하나님께서 자신을 모든 악에서 구해 주시고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때까지 지켜 주시리라는 확신에 차 있었습니다. 그가 자신의 파란만장했던 생애를 돌이켜 보며 절실히 느끼는 것은 하나님께서는 거룩하신 뜻을 위하여 택하신 백성은 절대 버리지 아니하시고 끝까지 이끄시고 보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쓸쓸한 감옥에서 복음을 위한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는 바울은 하나님의 놀라우신 섭리와 변함없는 사랑에 위로를 받으며 천국의 소망 속에서 묵묵히 순교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바울에게 능력과 위로의 근원은 주님이셨지만 그의 마음속은 여러 동역자에 대한 사랑과 관심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멀리 있는 동역자들의 안부를 묻고 다른 동역자들의 안부를 전하는 그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연합하고 동역함을 다시 확인했고 이를 통하여 위로와 평안을 얻었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에 대한 관심은 때때로 부담이 될 때도 있으나 결국은 우리에게 위로와 평안을 줍니다.

 

용서하고 포용해 주어야 할 사람은 가족 외는 없습니다. 나의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하는 형제자매는 목장 식구들입니다. 서로의 고민과 기도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도의 동역자들이 있길 원합니다. 주님께서 내 곁에 계심을 좀 더 실감 있게 깨닫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