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17:16~34)②[바울이 아덴에서 그 성에 우상이 가득한 것을 보고 마음에 격분하여]
[바울이 아덴에서 그 성에 우상이 가득한 것을 보고 마음에 격분하여]
(사도행전 17:16~34)②
아덴은 B.C. 5세기경에 정치, 경제, 철학, 문학, 예술 등 문화 전반에 걸쳐 찬란한 업적을 이룩한 바 있는 도시입니다. 바울이 아덴에 도착했을 때는 한때 찬란했던 영광이 사라진 후였습니다. 그런데도 아덴인들은 여전히 학문과 예술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특히 에피큐로스 학파와 스토아 학파는 당시의 철학 사조를 대표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울은 아덴 사람들의 종교심과 철학에 대한 열정을 고려하여 거기서부터 주체를 끌어내었습니다. 특히 그는 청중들 가운데 에피쿠로스 철학자들과 스토아 철학자들이 더러 있는 것을 알고서, 스토아학파 시인인 아라토스의 ‘페나메나’와 크레타의 시인 에피메니데스의 4행 시 ‘크리티카’등 그들이 익히 알고 있는 글을 인용하면서 설교를 진행합니다.
올바른 신관을 정립합니다. 대개 아덴 사람들은 자신들을 아티카 본토의 흙에서 생겨났다고 여겼으며, 또한 이 사실을 그들만의 특권인 양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에피쿠로스 철학자들에 의하면, 세상 만물은 영원 전부터 존재해 왔던 원자들의 우연한 집합 때문에 생겨났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견해는 유물론 내지는 진화론과 다를 바 없으며 성경의 창조론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따라서 바울은 하나님을 세상 만물의 창조주요 보존자로 선포함과 동시에 모든 인류를 한 아버지 안의 한 혈통으로 묘사함으로써 아덴인들의 자만심을 꺾어 버렸습니다.
원래 하나님께서는 만물과 인간을 지으실 때 저마다의 위치와 존재 의의를 부여해 주셨습니다. 특히 인간은 생령을 받은 존재로서 하나님과 신령한 교제를 나누며 그분을 섬기는 특권을 부여받았습니다. 바울의 논지는 비록 인간이 타락으로 인해 하나님과 멀어진 상태에 놓여 있지만 그런데도 편재하신 하나님께서는 자연 계시를 통하여 하나님의 존재와 위엄을 계속 선포하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바울은 우상 숭배의 미덥지 않음을 지적하고 회개를 촉구함과 동시에 구속주요 재림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였습니다.
본문에 수록된 설교는 아덴의 중심에 위치한 ‘아레오바고’ 광장에서 행하였기 때문에 일명 ‘아레오바고’설교라고 불립니다. 바울은 철학과 지식의 도시인 아덴에서 한 생명이라도 더 건지고자 이 설교를 할 때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구속사적 계시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아덴 사람들에게 친숙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신의 존재에 대한 우주론적 증명’의 방식으로 설교를 진행합니다.
바울의 설교가 끝나자 몇 사람을 제외한 대부분의 아덴인은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짐작됩니다. ‘사람이 일단 죽으면 티끌이 인간의 피를 빨아들이며 결코 부활은 없으리라’고 노래한 시인 에스킬루스의 불신앙 사상이 아덴 사람들의 마음 가운데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아덴에서 이러한 체험을 통해 바울은 철학적 지식주의가 지니는 냉랭함과 그 교만함을 절실히 깨달았을 것입니다.
♦하나님께 대한 신앙은 세상 학문이나 기타 인간적 재능과 비례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살아계신 하나님과의 내밀한 인격적 교제는 하나님의 주도적인 은혜와 그 은혜에 겸손히 순종하는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위대한 선물이요 특권인 것입니다.
♥우상을 보고 마음 아파하고 있습니다. 내가 복음을 전할 사람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 열정과 지혜를 함께 갖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