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시편 90:1~17)②[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꽈벼기 2023. 8. 27. 15:08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시편 90:1~17)

 

1~4, 처음부터 변함없이 이스라엘을 돌보시는 하나님에 대한 찬양이 묘사됩니다. 특별히 하나님의 영원성에 초점을 맞추어 전개됩니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세상이 조성되기 이전부터 변치 않고 존재하심을 강조합니다. 이처럼 모세가 하나님의 영원하심에 대해 찬미한 경우는 홍해 사건 직후와 가나안 땅 진입 직전에 부른 노래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지금 비록 이스라엘을 심판하실 수밖에 없지만, 여전히 자신들의 거처가 되신다는 고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광야 생활 중 회막을 통해서 이스라엘 중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을 연상케 하십니다. 이스라엘은 거처 없이 유랑하는 순례 객이라는 분위기도 풍깁니다.

 

하나님께서 시간을 초월하여 영원히 존재하신다는 사실을 거듭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모세는 시간을 초월하신 하나님에게는 인생이 누렸던 가장 긴 횟수인 천년 가까운 시간도 지나간 밤의 한순간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간과 공간 너머 계시는 영원한 하나님께서는 인생들에 죽음의 선고를 내리기에 충분한 권위를 지니신 분이십니다.

 

5~11, 초월적이신 하나님과 대비되는 인생의 연약함을 구상적 언어로 절실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유약한 인생이란 죄 된 속성과 연관되고, 짧은 인생의 연수와 관련됩니다. 하나님의 진노를 촉발시킴으로 인생의 소멸을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영원한 하나님에 비하면 순식간에 날아가는 화살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유약한 인생을 아침에 잠깐 핀 꽃이 작열하는 태양에 의해 곧 시들어 버리는 것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인생이 최대한 천수를 누리면서 움켜쥔 부귀영화도 일장춘몽에 불과할 뿐입니다.

 

12~17, 여기서는 분위기가 강렬한 소망으로 급전합니다. 이러한 급작스러운 반전은 하나님의 경륜을 깨닫는 지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께 짧은 인생을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는 참된 지혜와 경건을 갖출 수 있도록 기도했습니다. 사실 영원과 순간, 절대와 상대, 하나님과 인간이 만나는 유일한 접촉점, 곧 시들어 가는 꽃과 같은 인생이 하나님의 영원에 편입되는 길은 오직 지혜뿐입니다.

 

하나님의 경륜을 알고 순종하는 것이 하나님의 영원을 공유하며 영광을 분양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이러한 지각이 모세가 심판 가운데 있고, 마땅한 구제책이 없는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 담대히 긍휼을 구할 수 있게 하여 주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영원에 대한 약속을 믿고, 희락과 평안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의 불신앙으로 인한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역사적 상황 속에서 창조 전부터 영원하신 과거의 하나님과 사신의 후손에게 임할 미래의 하나님 그리고 자신들에게 은총으로 임하기를 기원하는 현재의 하나님을 동시에 관통하고 있는 모세의 위용은, 그가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에서뿐 아니라 시대의 간격을 이어주는 중보자의 역할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이 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하나님의 경륜을 알 수 있는 지혜의 마음일 것입니다. 이 지혜는 위로 하나님의 영원을 깨닫게 하고, 아래로 인생의 무상함을 직시하게 할 뿐 아니라 영원에로의 연결을 가능케 해 주는 영혼의 산소를 공급받는 호흡기와 같다고 하겠습니다.

 

인생의 덧없음과, 은밀한 죄와, 평생의 고뇌는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봅니다. 이런 인생의 실상을 깊이 깨닫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래야만 영생과 사죄와 영원한 복락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내 짧은 인생을 통해 이 수고가 알찬 열매를 맺기 위한 최상의 방법은 우리의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나의 삶을 순간에서 영원으로 옮겨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