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5:1~21)②[정한 절기 제에 소나 양을 여호와께 향기롭게 드릴 때]
[정한 절기 제에 소나 양을 여호와께 향기롭게 드릴 때]
(민수기 15:1~21)②
1~16절, 가데스 불신앙 사건으로 가나안 입국이 유보되고 광야에서 많은 사람이 죽어 갔을 때 이스라엘은 절망과 실의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본문에서 가나안 땅에서의 제사에 연관된 규례를 제시함으로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죽음의 땅 저 너머에 펼쳐질 희망찬 미래를 바라보게 하셨습니다.
제시될 율례가 적용되는 장소와 시기에 대한 규정과 독립적으로 드려지는 제사가 아닌, 다른 제사들에 곁들여지는 소제와 전제에 관한 규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규정들은 소제와 전제를 심층적으로 다룬 레위기 1~7장의 첨가 내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본문에는 이스라엘의 제사 규례가 순수 혈통의 이스라엘이나 그들 중에 거하는 개종한 이방인이나 구별 없이 같이 지켜야 할 것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이로써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 때부터 약속하셨던 가나안 땅에서의 축복 된 삶에 관한 청사진 일부를 내비치셨으며, 하나님이 건설하실 나라는 단순히 혈통에 의해 폐쇄된 공동체가 아니라 신앙으로 뭉쳐진 열린사회임을 강조합니다. 이처럼 비록 인간은 아담 이래 영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실패와 타락을 거듭해 왔으나, 하나님께서는 언약을 성실히 수행하시면서 인류 구속의 대업을 완성해 오셨습니다.
17~21절, 이스라엘 자손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그 땅의 양식을 먹게 될 때 처음 익은 곡식을 거제로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법을 기록합니다. 여기서 거제란 제물을 높이 들었다가 아래로 내려놓는 제사로서 그런 행위는 우선 하나님께 바쳤던 제물을 다시 제사장이 하나님으로부터 받는 것을 상징합니다.
이 제사 제물은 결국,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래로 얻게 될 풍성한 소출들의 대표적으로서 이스라엘이 먹게 될 양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자신의 노동으로 인해 얻은 첫 열매를 통해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으로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을 높여 드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처음 익은 곡식을 거제로 드리는 규례는 곧 가나안 땅을 반드시 허락하시며, 그곳에 백성들의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시고, 그들로부터 감사와 영광 받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율법을 통해 전하신 제사제도는 단지 하나님의 일방적인 명령이 아니라 그 제사를 드리는 인간에게도 무한한 은혜와 축복을 허락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지혜로우신 배려입니다.
♦여호와께 소나 양을 ‘향기롭게 드릴 때‘라는 말은 하나님께 기쁘고 흡족하게 받을 만하신 온전한 제사를 드린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백성에게 가장 기쁘게 받으시는 것은 제단에 올려진 제물과 그 향내가 아니라 그들의 아름다운 행실에서 향기인 것입니다. 제물을 받치는 자가 삶의 모습과 마음가짐을 점검하여야 합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예배는 하나님의 임재 속에 드려져야 합니다. 예배에 군더더기가 없어야 합니다. 구별된 삶을 위해 오늘 내가 힘써야 할 것은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나의 삶과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게 하시고 그들에게 무언의 전도가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