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끄럽고 낮이 뜨거워서 감히 나의 하나님을 향하여 얼굴을 들지 못하오니]

꽈벼기 2018. 4. 14. 07:25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끄럽고 낮이 뜨거워서 감히 나의 하나님을 향하여 얼굴을 들지 못하오니]

(에스라 9:1~8)

 

1~4,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방인들과의 통혼 관계에 대해 에스라가 탄식하는 장면으로 심적 상태를 나타낸 부분입니다. 당시의 영적 상황, 에스라의 탄식, 그에 대한 백성들의 반응 등의 순서로 서술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 같은 종교 문제에 대한 고발이 종교 지도자가 아닌 방백들에 의해서 제기되었다는 사실이 매우 특이합니다. 이것은 당시 종교 지도자들의 영적, 사회적 타락상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당시에는 대제사장 예수아의 가족까지도 이방 여인을 취하였을 뿐만 아니라, 후에 느혜미야 시대에도 대제사장의 가족들이 정치적인 쾌락으로 이방인과 통혼하였습니다. 이처럼 종교 지도자들이 타락하고 부패하였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행정 지도자인 방백을 통해 통혼의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스라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분명히 이스라엘 백성들은 영적 수렁에 더욱 깊숙이 빠져 들어 가고 급기야는 또다시 하나님의 엄청난 진노를 받게 되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 같은 상황을 예견하시고 에스라를 미리 준비하셨습니다. 그리고 에스라를 이스라엘의 타락한 상황에 직면케 하심으로써, 하나님의 백성들을 건져 내셨습니다.

 

한편, 이스라엘의 영적 타락에 대해 에스라가 일차적으로 취한 즉각적인 반응은 단지 현실에 대한 탄식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을 두려워하고 죄로 인해 떨었던 자들이 에스라에게로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이 같은 내용을 에스라 자신의 반응과 백성들의 반응으로 자세히 기록한 것은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그러므로 에스라와 백성들의 반응으로 기술한 내용 다음에는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조처가 언급됩니다.

 

5~8, 에스라의 회개 기도는 자비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택하셔서 구원을 선포하려 하셨으나 그들은 끝없는 배반으로 심판과 회복이 되풀이되어 왔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타락된 현실 앞에서 그러한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백성들의 신앙을 적나라하게 표현합니다.

 

6절에서 1인칭 단수로 표현된 7절에서부터는 1인칭 복수 우리로 변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에스라가 죄를 범한 이스라엘 공동체를 위해 기도를 드리는 것을 나타냄과 동시에 자신을 패역한 이스라엘의 한 구성원으로 간주해 공동체와 일치시키고 있습니다.

 

에스라의 기도는 하나님 앞에 깊은 겸손과 간절함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또한, 에스라는 이스라엘이 조상 때부터 범죄하고 하나님의 징벌을 받아온 역사적 사실에 대하여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에스라는 이스라엘이 경험한 대 황폐 혹은 대 파괴 사건을 세세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사로잡히며 노략을 당한 것’, ‘종노릇 한 것등을 자세히 언급합니다. 에스라의 역사관과 신앙관을 반영한 것으로서 과거를 회상시켜 그렇게 상황을 인도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드러내 줍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에스라는 바벨론의 포로 사건을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문제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적 죄악의 결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에스라는 예언자적 입장에서, 또는 신명기적 역사관의 안목에서 이스라엘의 역사를 바라 본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이스라엘 백성이 저지른 범죄는 수없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경중을 따져 볼 때 바벨론으로부터 귀환한 이스라엘 백성이 이방 족속과 더불어 혼인을 함부로 한 범죄만큼 치명적인 것도 있었습니다. 실로 그 범죄는 거룩한 자손을 망치고, 지도자층에서부터 시작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러한 범죄는 곧 하나님을 통분케 하였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작은 범죄도 경계해야 하지만 치명적인 범죄는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나의 모습 가운데에도 이 세상의 세속적인 삶의 부분이 있으면 회개하길 원합니다. 나의 삶이 세속적이지 않고 거룩한 삶이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