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를 폭로한 모르드개와 하만의 흉계]
[음모를 폭로한 모르드개와 하만의 흉계]
(에스더 2:19~3:8)
19~23절, 에스더가 왕후에 오른 후 모르드개도 페르시아의 고관에 임명됩니다. 그렇지만 모르드개가 관직에 임명된 것이 에스더와 친척 관계 때문인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아직도 그들은 신분상의 비밀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에스더와 모르드개 두 사람은 유대인으로서 페르시아 최고의 지위를 누리게 됩니다.
그러나 페르시아에서 그렇게 형편이 좋지 않았을 두 사람의 유대인이 페르시아의 핵심부, 그것도 한 사람은 왕후, 또 한 사람은 높은 관직에 올랐다는 사실만이 의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일들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가가 더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서 두 사람의 놀라운 행운은 두 사람 개인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을 드러내고 하나님을 믿는 유다 백성의 구원을 위해 사용하도록 주어진 하나님 계획의 방편이었다는 사실이 더욱 중요합니다.
모르드개가 폭로한 왕의 모살 음모는 당시 전제 왕정 국가의 왕들의 절대 왕권에 대한 반대 세력이 있었음을 드러내는 역사적인 사실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아하수에로 왕이 시위 대장 아르타바누스 등에 의해 암살당했다는 점에서 이 사실은 객관적인 역사성을 갖습니다. 또한, 모르드개가 관직에 오름으로써 페르시아의 공직자들을 위한 회의에 참여했으리라는 사실은 쉽게 그러한 비밀을 입수했을 것이라는 암시를 줍니다.
따라서 모르드개가 관직에 올랐다는 사실이 강조되는 것은 그가 실제로는 공직에 임명되었음을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동시에, 그의 지위가 이런 공을 세울 수 있는 자리였다는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보면 모르드개가 행한 이 업적이 왕에게는 충성스러운 신하가 보여준 대단한 공로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단락에서는 이러한 모르드개의 공적이 매우 이상스러울 정도로 경시되고 있습니다. 암살 음모를 꾸민 모반자들이 나무에 달리는 형벌을 받은 만큼 그 음모를 밝혀내고, 왕의 목숨을 살렸을만한 보상을 받아야 할 모르드개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고 사건 자체만이 기록으로 남았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3:1~6절, 하만에게 꿇어 절하기를 거절하는 모르드개의 모습은 유다 민족의 신앙에서 비롯한 태도입니다. 또한, 모르드개는 하만이 자신을 신격화시키면서 경배를 요구하는 모습을 보고 그가 훌륭한 인격을 갖춘 인물이 아님을 간파하였을 것입니다. 따라서 곧은 성품을 갖고 있던 모르드개로서는 거짓 복종을 하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유다의 민족적인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기에 그러한 행동을 더욱 수치로 여겼을 것입니다.
하만의 교만을 봅니다. 그는 교만했을 뿐만 아니라 모르드개의 존재가 항상 자신의 눈에 거슬릴 정도로 시기심이 강하고 허영심도 많은 인물이었습니다. 따라서 왕 다음으로 높은 위치에 오르기에는 덕이 부족한 인물이었으나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예를 갖추고 존경을 표함으로써 하만의 허영심을 부추겼습니다. 그런데 이런 태도는 그의 권력에 대한 굴욕적 복종일 뿐 훌륭한 지도자가 갖춘 권위에 대해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존경심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모르드개 개인의 행동에 대한 분노를 유다 민족 전체에 대해 복수로 계획하여 엄청난 죄악을 저지르려는 하만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는 유다 민족에 대한 혐오감과 증오심을 표현하는 문학적 기술이기도 하지만, 잘못된 복수심이 얼마나 큰 죄악을 낳는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악의 성향을 타고 나지만 처음부터 사단과 악한 본성을 그대로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누구라도 자기 자신에 대해 방심하고 방치하면 하만처럼 사단에 팔려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기를 낮추는 일에 힘쓰고, 남의 존경받기를 피하며,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으로부터 극복하려고 애써야 합니다.
♥업무에 관한 부정직한 일이나 부패 따위의 말을 듣지만, 자신들과는 상관이 없다며 잊으려고 합니다. 모르드개처럼 해야 합니다. 바르게 생각할 힘과 믿음을 구해야 합니다. 특히 내가 싫어하는 개인이나 민족의 구원을 위해 중보기도 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